글
2010년 우리반 아이들에게 받은 스승의 날 선물,
그리고 헤어질 때 받은 손편지
스승의날 때가 되면 학부모님들이 그때 그때 유행인 카네이션 만들기에 맞추어 무얼 보내신다.
값비싼 선물은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안하자니 그렇고 하는 마음들이 엿보인다.
그래도 어쨌든 보내주시면 참 솜씨나, 마음이나 참 감사하다.
2010년 처음으로 담임을 맡아서 1학기를 기간제로 근무했을 때 아이들에게 갑작스럽게 알리게 되어서 참 미안했다.
1년 기간제로 알고 했었지만 어쩌다보니 갑자기 원래 담임이 복직하신다고 하는 바람에 (교감 선생님이 중간에 잘못하신 것 같다.) 아쉽게도 아이들과 헤어지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나와 관계가 꽤나 더 깊고 수업시간 후에 즐겁게 더 놀다간 아이들이 편지를 더 많이 써주었다.
아이들은 참 솔직하고 투명하다.
소진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나이에 비해서 생각이 깊고 다른사람 마음을 잘 헤아리는 친구였다. 제일 속썩였던 황규민을 이해하라며 나에게 쓴 말이 참 소진이 답고 소진이 만큼 헤아리지 못한 나자신에게도 참 얄궂다.ㅎ 소진이가 참 보고싶다.
이것도 스승의 날 받은 카네이션.
하교후에 아이들과 술래잡기도 하고 숨바꼭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등 아이들과 매우 즐겁게 놀았는데 역시 아이들은 공부보다 놀아준 것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얼굴은 예뻤으나 차도녀 같았았던 김지원. 잘지내겠지.ㅋ
통통하고 예쁜 말을 잘하던 지현이. 벌써 6학년이 되었겠구나.
민교는 헤어지는 날 삼촌에게 받았던 소중한 인형을 나에게 주었다. 그리고 이렇게 속이 유들유들하고 섬세한 아인줄 미처 몰랐다.
내가 제일 관심있게 지켜보았던 민경이. 민경이는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남자들을 무시하고 다니는 귀여운 아이였는데 초반에는 많이 우울해보였는데 상담이후에 많이 밝아져서 참 감사한 아이다. 2011년에 2번정도 보았는데 잘지내고 있을까 궁금하다.
준혁이 어머니가 보내신 편지. 준혁이 자폐증상이 있는 아이였지만 그림만큼은 기똥차게 잘 그렸던 아이.
예전에 그림을 찍어놓았던 것 같은데 찾아봐야 겠다. 처음으로 자폐 증상 있는 아이를 맡아서 내가 부족한게 넘 많아서 늘 미안하고 미안했던 아이. 준혁이 어머니는 부족한 아들을 뒀다는 생각에 늘 최선을 다하시는 것 같아 안쓰러운 마음도 든다. 준혁이 어머니. 저 참 부족한 사람입니다. 제가 편지를 써야하는데, 제가 받아서 미안합니다.
아이들에게 갈취해 받은 선물. 같다. ㅋ 고사리 같은 손으로 선물을 사온 아이들. 이러지 말자. 아그들아. 선생님은 편지로도 족하단다.
2010년 기간제 시절 인생의 좌표에서는 참 우울했으나 학교 생활을 통해서 많은 기쁨들도 있었다.
반 아이들이 참 예뻤고 보잘 것없는 나를 교사라고 불러준 아이들이 있었다. 선생님들도 나를 참 인격적으로 대해주셨고 방과후 아이들과 술래잡기하며 놀았던 시간은 아직도 참 따스한 기억이다. 수업은 매번 손안에 잡히지 않아서 미칠 것 같았지만 그 안에 소소한 은혜가 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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